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⑩ 찔레꽃 차

칼럼ㆍ기획

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⑩ 찔레꽃 차

설렘과 그리움의 꽃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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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수술 부분이 진한 노란빛을 띤 것 골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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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가시 돋친 줄기마다 새순을 먼저 틔운 후 어느 정도 순이 자라 잎을 키우면 그 자리에 무리를 지어 꽃을 피우는 찔레나무.

장미처럼 꽃이 크거나 모양이 화려해서 시선을 확 끄는 매력은 없지만, 오히려 그 수수함이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덩굴 전체가 하얗게 꽃으로 뒤덮여 있는 것처럼 작은 꽃송이들이 무리를 이루어 피어나고, 강렬한 듯하면서도 은근하게 다가오는 꽃향기는 찔레꽃의 전유물이라 할 만하지요.

 

찔레꽃처럼 한꺼번에 무리를 지어 피어나는 꽃들을 보노라면 꽃이 일시에 피었다가 일시에 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한 가지에서도 이제 막 피어나는 꽃들과 이미 시들기 시작하는 꽃들이 서로 뒤엉켜 동시에 피고 지기를 반복합니다.

 

차로 만드는 찔레꽃도 다른 모든 꽃차의 재료들처럼 이제 막 피어난 싱싱한 꽃잎이어야 하는데요, 꽃잎이 마르지 않고 꽃의 수술 부분이 진한 노란빛을 띠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장미과 식물들처럼 찔레꽃도 진딧물이나 다른 벌레들이 많이 꼬이는 편입니다.

꽃잎을 씻을 수 없고 벌레도 없어야 하기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꽃을 채취하여야 하겠지요.

 

채취한 꽃은 잎이 상하지 않도록 하나하나 손질을 해야 하는데요, 특히 꽃받침 부분에 진딧물이 많이 꼬일 수 있어서 때에 따라서는 섬세한 가위로 꽃받침을 일일이 제거해 주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손질한 꽃은 송이째 수술 부분이 위쪽을 향하도록 놓고 수증기로 쪄 주는데요, 물이 팔팔 끓을 때를 기준으로 대략 20~30초 정도 쪄 준 후 마찬가지로 수술이 위로 향하도록 채반에 널어 바짝 말려주면 향기 가득한 찔레 꽃차가 완성됩니다.

 

찔레 꽃차는 쉽게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습해지기 쉬우므로 반드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찻잔에 미리 만들어 놓은 찔레 순차 두세 개를 담은 후 뜨거운 물을 붓고 그 위에 찔레 꽃차 한두 송이를 얹으면 작은 찻잔 안에서 꽃잎이 피어나며 찔레꽃 특유의 향이 은근하게 퍼지는데요, 그 모양과 향기는 가히 꽃차 중의 꽃차라고 할 만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것이 사라져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듯, 5월이 오면 해마다 어김없이 약속처럼 피어나는 하얀 찔레꽃그리움에도 향기가 있다면 아마도 5, 찔레꽃의 향기가 아닐는지요.

찔레 꽃차는 지극한 설렘과 간절한 그리움의 꽃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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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1968년 전북 대야 출생.

쓴 책으로는 야생초 차 - 산과 들을 마신다가 있다.

철 따라 야생초 차를 만들고 바느질로 마음공부를 하며 현재는 충남 서산에서 전원카페 흰 당나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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