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시농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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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시농업인가.

선돌 소식 (2)

시티팜뉴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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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푸르게 하고, 퇴색하는 인간성을 회복하며, 지구를 살리는 길 


 젊은 시절 미국의 사상가 데이비드 소로우의 윌든이란 책을 보며 막연히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동경하기도 했으나 나는 사실 풀과 잡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도시 촌놈이다. 

 상추밭도 모르고, 꽃 이름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던 나는 시골 태생인 아내 덕에 텃밭을 구해 서툰 호미질을 하면서, 자연스레 도시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도시농업(urban agriculture)’의 사전적 정의는 도시민이 도심이나 근교 유휴지를 활용해 작물이나 화훼류를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소련의 경제적 지원이 끊긴 쿠바 정부가 국민들에게 도시의 빈 땅에다 농사를 짓도록 장려한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된 2012523일이 도시농업 원년일 것이다. 


 농업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왔지만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진행된 도시화로 인해 도시농업은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우선은 온실 등에서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해 대량으로 재배되는 채소류들로 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싶은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현대인들의 갈망이다


 베란다나 옥상 텃밭에서 신선한 채소를 직접 가꾸어 먹던 도시인들은 이제 도시 근교의 주말농장이나 농원 등을 찾아 땀 흘리는 도시농부로 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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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어 귀촌,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각박하고 치열한 도시의 삶 대신 시골을 찾아 진정한 행복, 소확행을 추구하는 트랜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에서 시작한 도시농업이 치유와 힐링, 나아가 삶의 방식에 대한 문제로 진화해가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측면은 탄소 과다 배출로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환경 문제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식물의 광합성 작용은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변환해 지구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게 한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생명체들의 생존 가능한 환경을 지켜주고 있다.


 이 지극히 단순하고 엄연한 사실을 깨닫는 순간, 아마존 밀림에서 부터 텃밭의 이름모를 잡초 한포기에 이르기까지 식물이 지닌 위대한 역할에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인류의 터전인 지구별 가이아가 푸른 빛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식물이 존재해야 하고, 인간은 생존을 위해 식물을 보호하고 가꿔야 한다 사실 이 지구의 주인은 지구 행성과 역사를 같이해온 식물인 셈이고, 식물에서 분리돼 진화한 인류를 보살피고 있는 것도 결국 식물들이다.


 물질문명과 탐욕이 부른 엄청난 재앙을 걱정해야 하는 세계인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인류의 보호자인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라도 더 가꾸고 심는 일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덥힌 도시를 나무와 꽃, 작물들이 자라는 정원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도시농업의 역할이다

 도시농업은 아직 흙이 숨 쉬는 빈터에다 공동 텃밭과 화단을 조성해 굳게 닫힌 도시민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이웃과 함께 땀 흘리며 공동체의 소중함을 배우게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휴대폰이나 전자기기 대신 씨앗 한 줌으로 생명이 움트는 생명, 생태 교육을 해야 할 때이다.

 도심을 배회하는 노인들에게 땀이 밴 호미를 건네고, 홀로 사는 외로운 노인들에게는 반려 식물의 온기를 전해야 한다.


 도시농업이 도시를 푸르게 하고, 퇴색하는 인간성을 회복하고,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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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안 뽑고 뭐해요

 마당에서 일하던 아내가 컴퓨터 자판 앞에서 씨름하는 내가 못마땅한 듯 다그친다.

잡초도 지구를 살리는 식물 아닌가?”

 뙤약볕 아래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들아, 미안하다!

 6월은 끈질긴 생명, 잡초의 계절이다. / 선 돌  최 헌 (시티팜뉴스 발행인)


  - 부산시 기자협회장, 청소년신문인 우리들신문 발행인을 역임하고 부산경제진흥원에서 본부장으로 정년퇴임한 뒤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부산 기장군 철마면 선돌 마을에서 텃밭농사를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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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범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usu
도시 피해서 힐링하고 싶은 젊은이 한명 추가요~
개금88
덕분에 도시농업에 대하여 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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