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감잎차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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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의 계절, 감잎차 한잔

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5>감잎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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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아침에 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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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무지 언제 끝날지 모를 것 같던 무더위도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로 그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계절은 어느새 초가을의 느낌을 풍기기 시작했습니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파란 하늘 속으로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는 곡식과 과일들을 보노라면 아직은 한낮의 땡볕이 고마운 시기겠지요. 


 여러 가지 과일이 있겠지만 가을 하면 그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일 중 하나로 많은 분이 감을 꼽지 않을까 싶습니다시골집 마당 한쪽이나 뒤뜰 담장 아래, 혹은 밭둑 가장자리에서 여름 내내 나뭇가지와 잎으로는 그늘을 만들어 주다가 가을이면 어느새 익어 가지마다 주렁주렁 붉게 물들어가는 홍시.


 늦가을 서리가 내릴 때까지 그렇게 나뭇가지에서 익어 매달려있는 홍시를 보자면 굳이 그걸 따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질 정도로 마음이 평온해져 옵니다.


 감나무는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잘 자라는 나무로 한 나무에서 수확하는 열매의 양도 많은데요, 익은 열매는 생으로 먹고 더 익혀 홍시로 먹거나 껍질을 깎아 말려 곶감을 만들어 먹는데 특히 잘 말린 곶감은 겨울철 내내 두고두고 즐길 수 있는 간식으로 일품입니다.


 열매도 열매지만 감나무 잎에는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특히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은데요, 이제 갓 돋아나기 시작하여 잎이 너무 여리거나 열매가 주황색으로 익어가기 시작하여 잎이 붉게 물드는 늦가을만 아니라면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언제건 채취해서 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감잎은 감기 예방이나 피부미용 혈액순환 등에 좋다고 합니다.

 감나무 잎을 포함하여 다른 나무에서도 차로 만들 잎을 채취할 때는 하루 중 오전 10시에서 11시경이 좋은데요, 이 시간대가 햇볕이 강해서 나뭇잎이 영양분을 가장 많이 섭취할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싱싱한 감나무 잎을 채취해서 물로 몇 번이고 깨끗이 씻은 후 대략 1~2cm 정도 폭으로 잘라 주세요.

자른 감나무 잎은 미리 뜨겁게 달구어 놓은 프라이팬에 넣고 서서히 덖어 주는데요, 얼핏 감나무 잎이 두꺼워 보여서 센 불에 수분을 말려야 될 것 같지만 의외로 감나무 잎에는 수분이 많지 않습니다.


 감잎이 타지 않도록 중간 불과 약한 불로 불 조절을 해가며 골고루 덖어 주세요덖는 과정에서 물기가 마르며 수증기가 생기고 서서히 잎이 마르게 되는데요, 이때쯤 꺼내어 채반에 널어 부채질하거나 선풍기 바람으로 빠르게 열기를 식혀 주세요.

 

 이 과정을 두세 번 정도 반복하다 보면 감잎에 있는 수분이 거의 날아가고 잎이 바스락거릴 정도로 마르게 되는데요, 최종적으로 가정용 건조기에 넣고 한 번 더 바짝 말린 후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시면 됩니다.

 밀폐 용기에 담기 전 손으로 가볍게 비벼서 감잎을 잘게 부숴주면 다소의 번거로움은 있겠지만 차를 우려 마실 때 훨씬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겠지요.


 거름망이 있는 일인용 찻주전자나 머그잔에 적당량의 감잎차를 넣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약 1분 정도 지나면 감잎 특유의 향과 더불어 구수한 맛이 우러납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을철 잘 익은 감을 수확할 때는 까치밥이라고 해서 가지마다 몇 개씩의 감을 새들 몫으로 남겨 두곤 하는데요, 이는 자연을 향해 갖추는 일종의 겸손함, 예의 같은 것이겠지요.

 

 늦은 가을날 붉게 물든 감잎을 찻잔 받침 삼아 도란도란 둘러앉아 마시는 감잎차 한 잔은 결실의 계절에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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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1968년 전북 대야 출생.

쓴 책으로는 야생초 차 산과 들을 마신다-가 있다.

철 따라 야생초 차를 만들고 바느질로 마음공부를 하며 현재는 충남 서산에서 전원카페 흰 당나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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