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⑧매화차

칼럼ㆍ기획

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⑧매화차

마음속 깊은 곳까지 꽃내음 가득하게

시티팜뉴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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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잎이 상하지 않게 수술 부분이 위쪽을 향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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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긴 긴 겨울 동안 제 몸 어디에 저토록 많은 꽃송이를 숨기고 있다가 봄바람 이는 계절이 오면 이때다 싶게 일시에 꽃잎을 피우는 걸까요? 

아무리 찾아봐도 꽃 이파리 한 장꽃내음 한 줄기 숨길 주머니 하나 보이지 않는데도 일시에 피어나는 꽃잎과 그 꽃잎마다 퍼지는 향기를 맡노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여간 신비롭게만 느껴집니다.

 

매서운 겨울 동안 죽은 듯 앙상한 가지로 버티다가 해마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는 매화나무.

매화는 그 꽃향기가 얼마나 진하고 향기로운지 근처에 매화나무가 보이지 않아도 멀리에 있는 한 그루 나무만으로도 그 꽃향기가 느껴지고, 화병에 꽂은 작은 가지 하나만으로도 방 한 칸을 충분히 향기로 가득 채울 정도입니다.

일시에 피어나는 꽃잎처럼 매화는 꽃이 피자마자 잔잔한 바람결에도 흡사 눈처럼  꽃잎이 떨어져 내리는데요, 꽃잎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곧 작은 열매가 맺히는데 이 열매를 매실이라고 하고 매실은 식용이나 약재로 두루 쓰이는 귀한 열매입니다.

 

이제 막 몽우리가 맺히고 하나둘씩 꽃잎이 피기 시작할 때 이 매화를 따서 매화차를  만드는데요, 매화는 개화의 시간이 짧고 꽃잎이 쉽게 떨어져서 꽃잎을 따서 다듬고 차를 만드는 내내 세심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이제 막 피어난 꽃잎은 꽃의 형태도 예쁘지만, 그 향기 또한 가장 진한데요. 매화는 물로 씻을 수 없기에 꼭 청정한 지역에서 꽃을 채취하여야 합니다.

 

채취한 꽃은 꽃잎이 상하지 않게 수술 부분이 위쪽을 향하게 하여 조리용 철망에 꽃잎이 서로 겹쳐지지 않도록 한 겹씩 올려 팔팔 끓는 물에 약 10~15초 정도 쪄 주는데요, 될 수 있는 대로 뚜껑이 유리로 된 투명한 용기를 사용하면 꽃잎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며 찔 수 있어서 쉽게 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쪄진 꽃은 핀셋 등으로 한 송이씩 집어 역시 수술 부분이 위쪽을 향하도록 하여 채반에 널어 바짝 말려 주고, 다 말린 꽃잎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오랜 시간을 두고 매화차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찻잔에 끓는 물을 먼저 붓고 그 위에 핀셋으로 차로 완성된 꽃잎을 집어 수술 부분이 위를 향하도록 두세 송이 올려주면 찻잔 안에서 꽃잎은 다시 한번 피어나고 주변 공간은 그 향기로 가득 차게 됩니다.

사시사철 마음속 깊은 곳까지 꽃 내음 가득하게 만들어 주는 차, 매화차 한 잔은 혹여 서운한 사람도 이해하고 품어 안으며 다정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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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1968년 전북 대야 출생. 쓴 책으로 야생초 차, 산과 들을 마신다가 있다.

철 따라 야생초 차를 만들고 바느질로 마음공부를 하며 현재는 충남 서산에서 전원카페 흰 당나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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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PNSH
매화의 상진은 절조, 고결한 기품 즉, 퇴계 선생이 추구하던 청진의 화신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선생이 운명하던 날 기르던 매화나무에 물을 주라고 유언 하셨다던게 생각납니다.
風竹軒
매화향이 물씬 풍기는 기사 감사합니다.
조용히 매화차가 한 잔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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