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⑨ 찔레순 차

칼럼ㆍ기획

이용성의 야생초 차 이야기 ⑨ 찔레순 차

마음엔 훈풍이, 내 안에 새 순이 돋아나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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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나무 여린 순 크기가 2~3cm 가량이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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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디에서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 중 하나로 찔레 덩굴이 있습니다. 억세고 단단한 묵은 줄기와는 달리 그 해 새롭게 돋아난 새순은 연하고 부드러운데요, 어느 정도 자란 줄기를 잘라 껍질을 벗겨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달짝지근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묵은 가지에서 순이 먼저 자라고 그다음에 꽃이 피는데요, 찔레는 장미과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장미에 비해서는 그 꽃의 크기가 현저히 작습니다. 하지만 향기만큼은 여느 장미에 뒤지지 않아 찔레꽃이 피는 철이면 온통 주변이 찔레꽃 향기로 가득하게 되지요.

 

찔레 순이 돋아나면 그 순을 채취하여 차를 만드는데요, 너무 여리거나 너무 자라지 않은 것으로 순의 크기가 대략 2~3정도 자란 것이 차를 만들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찔레는 줄기가 온통 가시로 덮여 있고 그 가시 사이로 새순이 돋아난 다음 꽃이 피는 까닭에 자칫 가시에 찔리고 긁히기 쉬운데요, 가시에 잘 찔린다고 해서 이름이 찔레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묵은 즐기나 죽은 줄기에 있는 가시는 더 날카롭고 억세서 찔레순을 채취할 때는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줄기 끝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는 반대쪽으로 꺾듯이 순을 당기면 쉽게 순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채취한 찔레순은 물로 깨끗이 씻고 어느 정도 물기를 말린 후 프라이팬에 덖어 주는데요, 잎이 타거나 색이 변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물기가 마르고 순이 죽을 때까지 덖어 주세요. 프라이팬에서 너무 오래 덖어 주게 되면 잎이 말라 다 떨어져서 나중에 차의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게 됩니다. 순의 형태가 비교적 온전할 때 덖기를 멈추고 채반에 널어 햇볕과 바람에 바짝 말리면 찔레 순차가 완성됩니다.

 

찻잔에 완성된 찔레 순차를 두세 개 넣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약 1~2분 후에 찻물이 우러나게 되는데요, 맛은 구수하면서도 풋풋한 찔레순 특유의 향이 납니다. 찔레 순차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기에도 부담이 없고 보관도 쉬워서 누구나 간단히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차입니다.

 

찔레 순이 돋아나면 계절이 한층 봄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일 텐데요, 찔레 순차를 마시다 보면 마음은 벌써 훈풍이 돌고 내 안 어디에도 파릇하니 새순이 돋아나고 있음을 느끼실 수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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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성

1968년 전북 대야 출생. 쓴 책으로는 야생초 차, 산과 들을 마신다가 있다.

철 따라 야생초 차를 만들고 바느질로 마음공부를 하며 현재는 충남 서산에서 전원카페 흰 당나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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