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지는 꽃이 아름답다.

칼럼ㆍ기획

4월, 지는 꽃이 아름답다.

어떤 꽃은 피고, 어떤 꽃은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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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그대가 더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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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이국의 자태를 뽐내며 화사했던 튜울립들이 하나, 둘씩 시들고 있다. 붉고 노오란, 하얗고 보랏빛으로 빛나던 꽃잎들이 하나씩 떨어질 때마다 한웅큼씩 슬픔이 머문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던 샛노란 수선화 꽃잎들이 지고 난 뒤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던 튜울립이었다.

 

아직 완연한 봄 5월이 찾아오지 않았건만 그렇게 어떤 꽃들은 일찌감치 생명을 다하고 사라지고 만다. 화단에는 이제 겨우 봉우리를 피우거나,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들이 많이 있지만 사라진 것들에 대한 허전함과 아쉬움으로 서성이게 된다. 그렇게 짧게 피어있을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오래 바라보고,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화창한 봄의 온기 속에서 까닭 없는 그리움의 몸살을 앓게 된다. 삼라만상이 가고 오는 법인데도, 떠나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떨치지 못해 부질없는 감상에 젖어 들게 된다.

 

도시에서 떨어져 지내다 보니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자연히 줄어든다. 친했던 친구들도 소식이 뜸하고, 먼저 안부를 묻는 것도 예전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혼자 지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술잔을 앞에 두고 나누었던 정담이 여전히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봄 향기가 가득한 날에는 가끔씩 살아오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되돌아본다. 이제 이름이나 얼굴조차 가물거리는 인연에서부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둔 인연들까지 무수히 많은 인연들을 맺으며 살아왔다. 격정에 휘둘려 때로는 오만했고 비굴했고, 무지와 결핍으로 때로는 상처를 주고 집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뒤돌아보면 모두 고맙고, 소중할 따름이다. 오늘같이 좋은 날에는 나보다 그대가 더 행복하길 봄바람에 간절히 기원해 본다.

 

따스한 봄 마당에는 아침부터 벌과 나비가 꽃을 찾아 분주히 날고, 이름모를 새들이 벌레들을 찾아 부지런히 텃밭을 맴돈다. 그들처럼 나도 해야 할 일을 찾아,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위해 일상을 시작한다. 지난 412일부터 사흘간 강서구 대저 생태공원 광활한 유채꽃 경관단지에서 열린 제20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를 다녀왔다. 유채꽃밭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만든 예쁜 정원을 감상하고, 화창한 봄날, 예쁜 봄꽃들의 향연에 취할 수 있었다. 생명의 원천인 흙을 가꾸어 작물을 재배하고, 꽃을 가꾸는 아름다운 손길들 속에서 새삼 자연과 하나 된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무심히 피고 지는 꽃들 속에 4월은 가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기에 사라지는 것들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라며 덧없는 인생과 이별을 얘기한 어느 시인의 노래가 이 화창한 봄, 4월이 가는 자리에서 따스하게 빛나고 있다. 사무치게 아름다운 것들도 사라져가고, 사랑은 늘 이별을 간직하지만 살아있는 한 아직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또 계절의 여왕 5월을 기다린다. /선돌 최헌(시티팜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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