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품격있는 도시'
부산시가 5월3일부터 부산시민공원에서 나흘간 개최하는 ‘제4회 부산 봄꽃 전시회’를 총괄하고 있는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이동성 과장은 “4회째를 맞는 부산 봄꽃 전시회가 일회용 축제가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꽃을 감상하고 체험하면서 생활 속의 꽃 문화로 확산되는 생활 밀착형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부산지역 42개 전문단체들의 각종 꽃 관련 기획 전시행사와 함께 일반인 및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화훼 창작 경진대회, 전국 명품 꽃차 대전, 다육 정원 만들기, 꽃꽂이 체험, 반려식물 클리닉, 화훼 직거래 장터, 프로포즈 이벤트 등 시민들이 꽃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시민들이 아름다운 꽃 속에서 여유와 힐링의 시간을 갖길 기대했다.
농업직으로 공직에 들어와 35년간 부산시 공무원으로 근무한 이 과장은 “부산은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가 활동하던 원예산업의 시발지인데다, 우리나라 화훼 산업이 본격 태동하고 꽃꽂이, 분재, 난 등의 취미활동이 일찌감치 왕성했던 우리나라 화훼 문화의 본산이라는 자부심을 지닌 도시”라며 “4회째를 맞는 부산 봄꽃 전시회는 이같은 부산의 남다른 저력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과장은 “어느 해 보다 수준 높은 기획전시를 유치하고 다양한 부대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화훼 문화의 시발지인 부산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꽃 예술 문화를 자부하는 단체들의 적극적 협조로 한정된 예산속에서도 전시회 준비를 차질없이 할 수 있었다”며 참가 단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과장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화훼 조형물의 기획에도 관여해 70년대 미국에서 소설과 팝송으로 널리 알려졌던‘노란 손수건’에 착안해 교도소에서 나온 남자가 아내가 있는 고향을 찾아가는 길에 걸려 있던 기다림과 환영을 의미하는 노란 손수건의 감동을 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전시장 일대 대형 나무 곳곳에 노란 천을 매달아 환영의 뜻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과장은 4년전 부산 봄꽃 전시회를 당초 구상하면서 “당초 경기도 고양시 국제 꽃 박람회 등을 벤치마킹하기도 했으나 개최지 공간 확보, 박람회 조직 구성의 한계 등 여건이 달라 부산시의 특성을 살린 생활밀착형 전시회로 시작한 것”이라며 “앞으로 꽃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증대로 생활 속 꽃 문화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고 관련 단체의 조직화 및 소모임 위주의 동호회 활성화 등이 이뤄지면 관 주도 행사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자생력 있는 전시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직생활을 하며 부산시 도시농업 및 화훼산업의 초석을 다지는데 주력한 이 과장은 공직 초기 10여년간 우리나라 원예산업의 중심지였던 부산 강서구에 근무하며 우리나라 상업적 원예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카네이션의 상품화를 성공토록 한 보람과 함께 비닐하우스가 도입되기 전 비닐 대신 창호지에 들기름을 발라 사용하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일찍이 부산 화훼산업의 발전 가능성 및 잠재력을 파악했던 이 과장은 지난 2013년 부산의 화훼산업 육성 및 관련 단체 지원을 위한 ‘부산 화훼산업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협의회를 발족하는 등 화훼 산업과 연계한 꽃 문화 확산에 열정적으로 나섰으나 관계기관들의 이해 부족 및 단체간 갈등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 하기도 했다.
평소 꽃을 좋아해 집에서 100여개의 화분에 연산홍을 재배하고, 가을에는 삽목으로 키운 국화 묘목을 집 대문 앞에 두고 이웃 나눔을 오래전부터 실천하고 있는 이 과장은 “우리나라는 행사나 경조사 등 의례용 꽃 소비가 대다수로 1인당 화훼 소비지출액이 년간 평균 1만6천원 가량에 불과, 유럽 등 선진국이나 가까운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게 현실”이라며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꽃이 주는 여유와 힐링을 즐길 줄 아는 수준 높은 생활 속 꽃 문화 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시농업 관련 글로벌 정책 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한때 ‘원테이블 원플라워’ 운동을 추진하기도 했던 이 과장은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화훼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소득 수준 향상 및 다양한 꽃 문화 확산 등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꽃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전시회가 꽃이 있는 도시, 꽃을 감상하고 즐길 줄 아는 시민들이 사는 품격있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티팜뉴스
이동성 과장의 제안으로 전시장 나무들마다 노란 천으로 기다림과 환영의 뜻을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