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멋을 창조하는 ‘부산 분재협회’
(사)한국분재협회 부산지회 김상근 지회장(사진 왼쪽)과 '고려분재원'의 강병락 원장
자연에서 채취한 어린 나무나 묘목, 씨앗 등을 화분에서 인위적으로 키우는 분재(盆栽)는 오랜 역사를 지닌 기품있는 취미생활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근대화 시기 외래문물의 가교역할을 했던 부산은 현대적 의미의 분재 문화가 일찌감치 뿌리내려 지난 1974년 동호인들 중심으로 우리나라 분재 문화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향록회가 창립하고, (사)한국분재협회도 지난 1980년 부산에 본부를 두고 결성되는 등 우리나라 분재문화의 발상지로서 자부심을 지닌 도시이다.
(사)한국분재협회 창립과 함께 결성된 부산지회(회장 김상근)는 분재를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동호인들로 구성돼 44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거 환경변화와 동호인 감소, 최근의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다소 침체해있어 오는 5월3일 열리는 ‘제4회 부산 봄꽃 전시회’ 참가를 부산의 분재문화를 다시 부활시키는 계기로 삼기 위해 열성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사)한국분재협회 부산지회는 오는 5월3일 부터 나흘간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리는 '제4회 부산 봄꽃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전시회 기간 중 시민사랑채에서 회원들이 정성들여 가꾸어 온 분재 50여점을 전시해 분재 작품의 매력을 알리는 한편 시민들을 대상으로 분재 요령 및 관리 방법 등을 홍보하고 신규 회원 확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서 600평 규모의 ‘성림 분재원’을 위탁 관리하며 300여점의 분재를 가꾸고 있는 김상근 회장(63)은 “회원들과 정기적 모임과 전시회 참관 등을 통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우의를 다지고 있으나, 회원 확대나 교육 등을 통한 분재 문화 보급 등 대외적 활동은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번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분재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지회는 김 회장의 ‘성림분재원’을 중심으로 17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최근 3년째 회원들의 작품 전시회를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다.
50년 역사의 향록회 총무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이번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부산지회 차원에서 일반 시민들을 위한 무료강좌 개설 및 상설 전시관 운영 등 보다 많은 시민들이 분재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회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부산지회를 10년째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오랜 역사를 지닌 분재는 식물의 신비를 체험하고 자연의 멋을 스스로 창조해가는 즐거움과 함께 나무를 자식처럼 돌보는 과정에서 무념무상의 심리적 안정과 힐링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적합한 취미활동”이라고 말했다.
개인 사업을 하며 20여년째 분재의 매력에 빠져 살고 있는 김 회장은 “젊은 시절 사업을 하며 잦은 술자리 등으로 지쳐 있을 때 우연히 분재의 세계를 알게 되면서 불필요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자연과 더불어 생활에 활력을 느끼며 살고 있어 아내가 특히 좋아한다”며 사업을 하면서도 거의 일상을 분재원에서 지내며 맞는 노후의 삶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김 회장의 ‘성림 분재원’과 인접해 ‘고려분재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병락 원장(72)은 20대 때부터 분재를 취미활동으로 지내오다가 20여년전 부터는 생업으로 삼아 반평생을 분재와 함께하고 있는 원로 분재인으로 알려져 있다.
5년전 분재 사업자들로 구성된 부산분재조합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강 원장은 “한때 왕성했던 부산의 분재문화와 분재업이 쇠락하면서 조합이 해체되고, 동호인들도 감소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나 최근 다시 자연을 찾아 힐링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분재문화도 다시 부활의 계기를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재는 식물의 특성상 수십년간 정성을 기울여야 하고 온도와 통풍, 영양 등을 적절히 제공해야 하는 취미활동으로 집에서 직접 가꾸기 힘든 경우는 전문 분재원에 위탁해 관리하는 추세로 강 원장의 분재원에는 위탁 관리하는 분재를 포함 현재 1천여점의 분재가 강 원장의 세심한 손길로 온갖 수형을 뽐내며 수십년째 자라고 있다.
화훼와 함께 부산에서 태동해 전국적으로 확산된 부산의 분재문화가 ‘제4회 부산 봄꽃 전시회’를 계기로 다시 부활하길 기대해 본다. /시티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