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학자의 살구나무 귀향(歸鄕)

현장취재

어느 화학자의 살구나무 귀향(歸鄕)

나무의사의 길을 걷는 박장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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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구들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놀던 추억이 깃든 고향마을에서 노후를 맞이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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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자연대학장을 지낸 화학과 박장수 교수(64)가 중학시절까지 보낸 고향은 천성산 기슭인 경남 양산시 주진동 진등마을.

 박 교수는 5년전 고향 마을이 있는 이곳 주진동 야산에 연고가 있던 마을 사람이 살구나무를 가꾸며 지내던 조그만 농가가 딸린 300평 규모의 과수원을 구입해 주말 농부로 살고 있다.

 

 박 교수는 주말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30여분 거리의 이곳 과수원을 찾아 50여그루의 살구나무를 돌보고, 꽃을 좋아하는 아내는 과수원 주변에 수국 등 각종 꽃과 작물을 심고 가꾸는 전원생활로 일상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시골 출신이지만 나무 재배에 문외한이었던 박 교수는 3년전 경남 밀양에 있는 부산대 산업대학원 조경학과(야간)에 진학해 본업인 강의를 마치면 교수에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 지난 2월 석사과정을 수료하는 열정을 과시했다.

 

 내년 2월 정년 퇴직을 앞둔 둔 박교수의 탐구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2월에는 진주 경상대에 개설된 산림청의 나무 의사 양성 과정에 등록해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 오전으로 이어지는 160시간의 수업을 듣기 위해 3개월간 진주에서 매주 1박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오는 7월 마지막 관문인 필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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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농대 진학이 꿈이기도 했던 박 교수는 전정 방법 등 그동안 어럼풋하게 알고 있던 나무의 생리를 이해하면서 나무를 비롯한 식물들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전공인 생화학과 무관하지 않은 친환경 식물재배에 대한 또 다른 꿈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34일 일정으로 산나물 버섯 교육을 받고 명이나믈 100 포기를 과수원 주변에 심기도 한 박 교수는 자두와 접목한 살구나무 인기가 좋아 주변에서 접붙이기를 원하는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고향에서 어릴 적 친구들과 교류하는 즐거움도 만끽하고 있다.

 

일주일 과실나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수확기가 중요한 살구나무를 살피던 박 교수는 올해는 살구나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탓인지 병해를 입은 살구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워 하면서도 퇴직을 하면 그동안 배운 이론과 현장 경험을 살려 나무를 가꾸는 도시농부들을 위해 재능기부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선한 웃음 속에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박 교수가 6월 무더운 뙤약볕에서 수확해 건네는 자연산 살구 한 바구니 속에서 상큼한 고향의 향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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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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