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산장에서 피어나는 한편의 동화

현장취재

도심 산장에서 피어나는 한편의 동화

동화작가 범초 김재원

시티팜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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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구 두구동 입구에서 공덕산 자락으로 접어들면 도시의 풍경이 순간 숲이 우거진 산골 마을로 바뀌면서 아담한 연못인 세척못을 끼고 동화작가 김재원씨(73)의 범초(凡草)산장이 동화처럼 숨어있다

 

 부산 교대 출신으로 부산에서 20년 가까이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하던 김 작가는 20여년 전 전업 작가와 전원 생활에 대한 꿈을 위해 일찌감치 교사생활을 접고 글쓰기 학원을 운영하며 전원 생활에 나섰다.

 

 김 작가는 농사경험이 전무했지만 틈틈이 지인들과 약초 모임활동 등을 통해 약초와 화초재배 노하우를 익히며 2001년 오래전 사두었던 김해 생림면 마사리 야산에서 처음 전원생활에 도전했다


 주말마다 야산을 개간해 나무를 심고 텃밭을 일구며 농사일에 도전했던 김 작가는 바쁜 도시생활과 병행하기에는 현실적 한계를 절감하던 중 5년 뒤인 2006년 밀양 운정리 노루실에 있는 350여평의 땅과 그림 같은 농가주택을 구입하여 본격 전원생활에 나섰다.


 텃밭을 일구며 문우 등 지인들과 전원 생활의 운치를 즐기며 추억을 쌓았지만 부산 화명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기차를 타고 밀양 산골을 오가는 생활이 만만치 만은 않았다.

 

 결국 고심 끝에 김 작가는 부산 근교에 터를 구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던 중 두구동 수내마을에 먼저 터를 구한 후배의 도움을 받아 2010년 두구동 수내마을에 범초산장을 옮겨 농막을 짓고 13년째 산장을 가꾸고 있다.


 야산 기슭 쓸모 없던 3백평 가량의 범초산장은 13년간 김 작가의 정성과 사랑으로 이제는 100여종의 약초와 야생화들이 사시사철 향기롭게 피어나고, 텃밭에는 온갖 먹거리들이 풍성한 동화 속 정원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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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초산장은 김 작가에게는 평온한 휴식처이자 사랑하는 제자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학교 같은 곳이다

 양산 물금 신도시에 사는 김 작가는 매주 금요일이면 소풍가는 아이처럼 배낭을 메고 범어사 지하철역에서 마을버스를 갈아 타고 두구동 수내 마을에 내려 10여분 걸어 자신을 기다리는 범초산장을 찾는다.


 며칠 새 자란 잡초를 뽑고, 탐스럽게 맺힌 꽃망울을 쓰다듬고, 몰라보게 자란 상추나 쑥갓 등을 솎아 건강한 식사를 즐긴다. 밤에는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별들과 계곡 물소리에 취해 잠이 들고 산새들 소리와 함께 아침을 맞는다.

 

 그렇게 친구이자 제자 같은 식물들과 지내다 보면 금세 이틀 밤이 지나고 휴일이면 찾아오는 아내와 싱그러운 먹거리들을 챙겨 집이 있는 물금 신도시로 향하는 것이 일상이다.


 가끔씩 20여 년째 운영 중인 글나라 동화교실 제자들과 벗들이 찾아올 때면 산장에서 자란 꽃들로 만든 꽃차와 보리수 등으로 담아둔 약주를 대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김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전원생활의 꿈을 키워오며 김해와 밀양에서도 소중한 경험과 추억들을 쌓아왔지만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생활 근거지와 가까운 곳에 텃밭이 있어야 편리한 것 같다친구들이 건물주 위에 농장주라는 농담을 한다며 만족해했다.


 김 작가는 지난 525일에는 한국 아동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오랜 작품 활동과 후배 작가 양성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동화작가지만 범초산장에 들어오면 스스로 평범한 풀이 되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김 작가는 자신의 22년에 걸친 전원생활 도전기를 인터넷 다음 카페 글나라 동화사랑에서 범초산장 이야기라는 코너를 통해 상세히 기록해 두었다전원생활을 꿈꾸는 분들에게는 아마 살아있는 교과서가 될 것 같다.


 /시티팜뉴스_cityfarmer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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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범초
기사 잘 읽었습니다. 시티팜 뉴스의 발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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